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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초경이른 출산, 여성 건강 위협한다… "대사질환 위험 크게 증가"
이른 시기에 초경이 시작되거나, 21세 이전 출산 경험을 한 여성은 성인 이후 대사질환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벅노화연구소(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약 20만 명 여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조기 초경이나 이른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제2형 당뇨병·심부전·비만 위험이 최대 2배, 심각한 대사 장애는 4배까지 높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산부인과 전문의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의원)은 "초경과 출산 시기는 단순한 생애 사건이 아니라 여성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수"라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른 생식 이력, 노화와 질환 위험 높여… 정신 건강에도 부담
연구팀은 이른 생식 이력이 노화 속도를 앞당기고 알츠하이머병 같은 연령 관련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126개의 유전적 연관 마커 확인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초경 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우리나라 여성들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초경 연령은 11~13세로, 과거에 비해 점점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영양 상태, 사회 환경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른 초경은 호르몬 노출 기간을 길게 만들어, 향후 난소암·자궁근종·유방암 같은 호르몬 의존성 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 강미지 원장은 "이른 초경은 단순히 생리 주기가 빨라진 것이 아니라, 성인기에 호르몬성 종양 발생 위험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른 출산 역시 부담이 크다. 신체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 빈혈이나 임신성 고혈압 같은 합병증, 협골반으로 인한 난산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산전 관리가 부족하거나 정서적 스트레스가 겹치면 산후 우울증 발병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강 원장은 "이른 임신과 출산은 단순히 산과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정신건강에도 장기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사질환과 맞닿은 조기 사춘기…검진·생활관리 필수
이번 연구는 조기 사춘기를 겪은 여성에서 성인기 대사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로 체질량지수(BMI)를 지목했다. 어린 시절부터 높은 체질량을 가진 여성일수록 이후 당뇨·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 위험이 높았다.
강 원장은 "사춘기가 빠른 여성은 기본적으로 대사질환의 위험 인자를 안고 있다"며 "주치의와 정기적인 검진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기 초경을 보인 여성은 성호르몬 검사와 골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른 출산을 경험한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검사, 자궁경부 손상 확인, HPV 및 성매개 감염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활습관 관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조기 사춘기는 과체중이나 비만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체중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이 핵심이다. 강 원장은 "이른 출산 경험이 있다면 안정적인 환경에서 다음 출산을 계획하고, 매년 자궁경부암 검진과 골반 초음파 검사를 생활화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